이성계는 조선 건국이후 정도전에게 각 지역 사람들의 품성을 평가하도록 명했다고 한다.
그의 ‘4자 품평’을 말하자면 경기도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미인과 같다’ 하여 경중미인(鏡中美人)이라 했고,
충청도 사람들은 ‘맑은 바람, 밝은 달과 같은 품성’이라는 뜻의 청풍명월(淸風明月)이라고 표현했다.
전라도 사람들은 ‘바람에 하늘거리는 버드나무’와 같은 풍전세류(風前細柳)의 품성을 지녔다고 했다.
경상도 사람들은 송죽대절(松竹大節·소나무와 대나무 같은 곧은 절개)로 비유했고,
강원도 사람들은 암하노불(岩下老佛·바위 아래 있는 늙은 부처)로 표현했다.
황해도 사람들은 봄 물결에 던지는 돌이라는 뜻의 춘파투석(春波投石)에 비유했고,
평안도 사람들은 산속에 사는 사나운 호랑이 같다(山林猛虎)고 평가했다.
이제 남은 것은 태조 이성계의 고향인 함경도. 정도전은 잠시 머뭇거린다.
‘얼른 말하라’는 태조의 재촉에 정도전이 어렵게 말을 꺼내니, 그것이 곧 이전투구(泥田鬪狗)였다.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처럼 강인하다는 뜻이다. 자신의 고향 사람들을 개에 비유했으니 이성계가 기분 좋을 리 없다.
그가 언짢은 표정을 짓자 정도전은 ‘돌밭을 가는 소(石田耕牛)’와 같은 우직한 품성도 갖고 있다고 해 태조의 기분을 누그러뜨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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